스칼렛 스트링스 - 리뷰
이 대규모 액션 RPG 게임에 주목해야 한다
*이 게임은 한국어 자막을 지원합니다.
흔히 액션 RPG라 부르는 장르는 많은 장르가 포괄적으로 합친 구성이다. 데이어스 엑스 같은 1인칭 잠입 액션부터 디아블로 같은 탑 다운 뷰 핵 앤 슬래시까지, 액션 RPG는 그 포괄적인 구성으로 인해 시대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등장했다. 그러나 이처럼 광범위한 구성이 가능한 장르 속에서도 스칼렛 스트링스 같은 액션 RPG는 흔치 않다. 데빌 메이 크라이, 베요네타 같은 빠른 페이스의 액션, 학원물 RPG의 대작인 페르소나, 시대를 앞서간 테일즈 오브 시리즈 같은 JRPG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구성이다. 이렇게 다수 히트작 게임의 영향을 받았다면 혼란스러운 구성으로 인해 기대감과 다른 결과가 나올 우려도 있지만, 다행히 스칼렛 스트링스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이 보인다.
스칼렛 스트링스를 감히 액션 RPG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명확한 장르를 추구하지 않기에 나오는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순간마다 경험하는 것은 분명한 액션 게임 장르이지만, 진행하면서 끝없는 놀라움이 펼쳐지는 것은 마치 플래티넘 게임즈의 게임들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선형 진행을 추구하지만, 모든 구간이 신속하고 화려하며 빠른 반응속도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 게임과 플래티넘 게임즈의 작품들이 다른 점은, 화려한 액션의 비중만큼 스토리 및 세계관 구축, 캐릭터 개연성에도 동일하게 많은 집중이 되어있다는 점이다. 일부 구간에서는 액션보다 스토리 연출이 더욱 강력할 때도 있다. 기본적으로 각각 20시간가량 플레이해야 하는 스토리 캠페인은 두 방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스토리의 주인공인 유이토와 카사네의 시점에서 같은 시간대의 설정이라는 것이 부각되도록 일정 구간마다 서로 만나게 되는 루트도 있지만, 둘 중 아무 순서로 진행해도 큰 상관이 없다. 다만 스칼렛 스트링스의 모든 스토리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캐릭터로 모든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
화려한 액션의 비중만큼 스토리 및 세계관 구축, 캐릭터 개연성에도 동일하게 많은 집중이 되어있다.
스칼렛 스트링스의 스토리는 가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세계관 내 인구는 누구나 초능력과 비슷한 특별한 능력인 '뇌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도심 분위기는 증강현실 세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광고 문구들이 즐비하게 펼쳐져 있다. 사람들은 뇌능력을 기반으로 한 과학 기술의 발달로 사소한 소통마저 각자의 뇌 속으로 직접 전달할 수 있으며, 일부 뇌능력이 월등히 뛰어난 '초뇌능력'을 가진 아이는 괴이토벌단이라는 단체에 스카우트 되어 훈련학교에 들어가, 사춘기 때 가장 강해지는 초뇌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육체의 성장을 억제하고 괴이라는 이형의 생명체와 싸운다.
유이토와 카사네는 괴이토벌단의 신입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각자 다른 부대로 임명받게 된다. 부대마다 팀원들과 리더가 있고, 제각각 임무를 수행하며 게임이 진행된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권력자들의 숨겨진 음모, 이면의 동기, 속고 속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반다이남코는 한쪽 루트에서 나타나는 궁금증을 다른 루트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스토리의 구성을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 그 결과는 뛰어나며, 모든 루트를 플레이하면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스칼렛 스트링스의 가장 칭찬할 만한 점은,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이 있지만 모든 구성원에 대한 참여도와 배려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방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스칼렛 스트링스의 가장 칭찬할 만한 점은,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이 있지만 모든 구성원에 대한 참여도와 배려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총 8명의 캐릭터가 유이토와 카사네의 파티 멤버로 참여하며, 큰 임무를 완료할 때마다 대기실 같은 구간(아지트)에서 파티 구성원이 잠시 휴식을 가지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캐릭터마다 소통하며 새로운 정보를 교환하고 호감도를 쌓으면 '유대 에피소드'를 해금하게 된다. 이렇게 각 캐릭터의 유대 레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매스 이펙트나 페르소나의 팬들은 놀랍지 않겠지만, 모든 유대 에피소드들은 메인 스토리에 살을 붙여주는 역할도 하며, 루트마다 또 다른 궁금증을 해소 시켜주기도 한다. 게다가 항상 유대 레벨이 긍정적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일부 유대 에피소드는 캐릭터 사이를 적대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간에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고, 왜 때로 적대적인지 알게 되는 시스템이다.
스칼렛 스트링스 내의 대부분 캐릭터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듯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적 친구, 서로 호감이 있는 관계, 엘리트 가정에서 자란 친구, 말수가 적고 낯을 가리는 소녀 등등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과 각각 유대 레벨을 쌓게 되며, 캐릭터들 간의 관계를 더욱 풍성하고 긍정적으로 발전 시켜 나아간다. 물론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도 각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생기기도 한다.
유대 에피소드의 장면들은 마치 보상의 일종으로서 임무 도중 휴식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게다가 파티 구성원과의 유대 레벨이 높을수록 신규 스킬들이 생기며 더욱 강해진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캐릭터들 간의 인간관계를 통해 전투를 더욱 수월히 할 수 있는 셈이다.
스토리의 전개는 빼어난 솜씨의 영어 및 일어 성우진에 의해 더욱 배가되었다.
스토리의 전개는 빼어난 솜씨의 영어 및 일어 성우진에 의해 더욱 배가되었다. 설정 메뉴에서 원하는 음성을 선택할 수 있으며, 게임 내 시네마틱 영상들이 게임 내 스토리보드 형식 대사들보다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다수의 음성 대사들이 즐비하여 이 정도는 이해할 만하다.
염력으로 쓸어버리자
스칼렛 스트링스는 40시간가량의 플레이를 요구하는 액션 RPG이며, RPG 방식의 스토리 구성에 화려한 전투 시스템을 갖춘 게임이다. 사실 아무리 과다한 액션을 넣어도 대부분의 액션 RPG 게임은 길어봤자 10~12시간의 액션 정도가 딱 지루하지 않을 정도인데, 스칼렛 스트링스는 고질적인 장애 요소를 완벽히 해결하고, 질리지 않는 장시간 액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액션 RPG들은 길어봤자 10~12시간의 액션 정도가 딱 지루하지 않을 정도다.
스칼렛 스트링스의 전투 요소는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느껴진다. 뇌능력이라는 설정 아래 유이토와 카사네 둘 다 스타워즈의 제다이들이나 사용하는 염력을 구사할 수 있어서, 주변 환경과 물체들과 상호작용한 뒤 물리 엔진의 힘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주인공은 다른 주 무기를 사용하고 있어 염력이 곁들여진 각자 유일한 패턴의 공격 요소들이 존재한다. 유이토는 검을 사용하고 근접전에 강하며, 카사네는 다수의 단검을 염력과 함께 사용하며 중거리 전투에 강하다. 카사네는 속도에서 유이토보다 약간 뒤처지고 조금 더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지만 이러한 점 역시 캐릭터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스칼렛 스트링스의 염력을 바탕으로 각종 무기와 융합한 전투 시스템의 결과물은 매력적이다. 연속 공격 도중 아무 때나 후방으로 회피하며 염력으로 주변 물체를 집어 들어 던질 수 있다. 그 후 근접 공격을 다시 시도하면 적의 근처로 빠르게 움직이며 공격을 지속한다. 공격 패턴이 굉장히 유연하여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고, 주변 환경에 따라 전투를 조금 더 유리하게 펼쳐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리는 기차를 염력으로 제어하여 몰려있는 적군 사이로 돌진하게 만들 수 있다. 한방에 다수의 적을 쓸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SAS(스트러글 암즈 시스템, Struggle Arms System)를 활용하여 파티원의 고유 기술을 빌려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부 특정 약점이 있는 적 또는 상태이상 공격이 필요할 때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동료 중 한 명인 하나비의 화염 공격을 빌려 기름에 적셔진 적들에게 사용해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맷집이 높은 적에게는 일반 공격만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공격 패턴을 구사하면 조금 더 전투를 쉬운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전투 시스템 자체는 굉장히 유동적이지만 적들의 공격은 갈수록 딱히 매력이 없다.
반면 단점은, 전투 시스템 중 적 타겟팅이 유연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격이 닿을 것 같은 자리에서 버튼을 연타하여도 여러 번 허공을 가르고 있던 기억이 난다. 너무 많이 일어난 현상이라 짜증 날 정도였다.
이보다 더 큰 단점이라 하면, 전투 시스템 자체는 다양한 기술과 염력을 활용한 능력, 각종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강해지는 공격들로 인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므로 굉장히 유동적이지만, 적들의 공격은 갈수록 딱히 매력이 없다. 기나긴 플레이 시간을 요구하는 게임에서 적들의 공격 패턴이 너무 단순하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적마다 고유 패턴을 항상 가지고 있기에, 이것만 파악하면 모든 전투를 단숨에 끝내버릴 수 있는 것은 전투에서 얻는 재미 요소가 빨리 식어버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적들의 공격 패턴이 조금 더 다양하거나 난이도 구성이 더 꼼꼼했으면 좋았겠지만, 다행히 적들의 시각적 디자인은 때려 부수기 상쾌할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다. 괴이들은 아름다움과 괴수들의 혼합체이며 생물학적인 몸체에 기계학적인 구성이 인상 깊었다. 일부 너무 창의적인 디자인의 괴이들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유이토의 루트를 플레이하며 지속적으로 비슷한 패턴의 공격을 사용하며 비슷한 패턴을 사용하는 적들을 쓰러뜨렸다. 이로 인해 추후 플레이해야 할 카사네의 루트에서도 반복적인 공격패턴을 약 20시간 동안 또 한 번 반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다행히 유이토 플레이로 인한 기록과 업그레이드가 모두 유지되면서 카사네 루트를 시작하면 마치 2회차 같은 스타일로 인해 강력해진 캐릭터로 손쉽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물론 전투 요소에만 속하는 것이며 다른 요소들은 모두 새롭게 느껴졌기에, 카사네 루트를 플레이하면서 절대 지루하지 않았다.
데자뷰
이처럼 스칼렛 스트링스의 괴이 디자인은 굉장히 돋보였지만 각 스테이지 디자인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대부분의 스테이지 디자인은 폐허가 된 공사장, 버려진 지하철역, 인적이 없는 고속도로 등 이었는데, 다행히 여러 가지 환경적 요소와 물체들로 인해 전투 시에는 스테이지가 주는 공허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스테이지에서는 버스를 타게 되어 적들 사이로 뚫고 전진하는 전투가 신선했다. 그러나 이 외에는 약간 모든 구간이 반복적으로 느껴지긴 했다.
게다가 이러한 패턴이 스토리로 진행되면서 시각적으로 익숙한 장소들만 보게 되어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다행히도 유이토와 카사네 각자 중간중간 루트에 유일한 장소들을 방문하게 되어서 그나마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했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버려진 황야에 떨궈놓여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평결
표지만 봤을 때는 또 하나의 평범한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일본 게임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이것은 큰 오해다. 스칼렛 스트링스는 캐릭터성 액션 게임과 대규모 JRPG를 혼합하여 두 장르를 충분히 녹여낸 결과물이다. 약간 반복적인 공격 패턴과 재활용되는 적들의 모습을 40시간가량 견뎌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스토리 전개와 각 캐릭터의 매력은 굉장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어쩌면 2021년에 적합하고, 또 우리에게 필요한 게임일 것 같다.
스칼렛 스트링스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