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답변 엔진의 법적 책임을 둘러싼 분수령이 될 판결이 나왔다. 6월 11일 더 디코더(The Decoder)에 따르면, 독일 뮌헨 지방법원(사건번호 26 O 869/26)은 구글(Google)이 자사 'AI 개요(AI Overviews)'가 생성한 허위 진술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진다고 판결했다. 두 곳의 발행사가 AI 개요에 의해 사기 및 부정 영업과 잘못 엮이면서 시작된 소송이다.
법원은 구글의 세 가지 방어 논리를 모두 물리쳤다. 검색엔진에 관한 기존 연방대법원(BGH) 판례가 적용된다는 주장, 이용자가 AI 답변을 스스로 사실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 그리고 디지털서비스법(DSA)의 호스트 제공자 보호가 AI 생성 문구를 덮는다는 주장이 차례로 기각됐다. 구글은 소송 비용의 약 80%를 부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판결의 핵심은 AI 개요를 '제3자 주장을 중립적으로 색인한 결과'가 아니라 '구글 자신의 편집 콘텐츠'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검색 결과를 단순 매개하는 플랫폼에 주어지던 면책의 우산이, AI가 직접 문장을 지어내는 순간 걷힌다는 의미다.
파장은 구글에 그치지 않는다. 더 디코더는 챗GPT(ChatGPT) 검색, 퍼플렉시티(Perplexity), 클로드(Claude)의 웹 탐색 모드 같은 다른 AI 답변 엔진 운영사들도 동일한 책임 노출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생성형 AI가 만든 답변이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에 해당할 경우,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는 물음이 유럽연합(EU) 전역과 그 너머로 번질 수 있다.
이번 판결은 AI 검색이 일상으로 자리 잡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무게가 크다. 답변 엔진이 출처를 요약·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의 책임 소재가 사법적으로 정리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플랫폼들은 '이용자가 직접 사실을 확인하면 된다'거나 '제3자 콘텐츠를 단순 매개할 뿐'이라는 논리로 책임을 비껴왔지만, 이번 판결은 그 방패가 AI 생성 답변 앞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 개요와 생성형 검색 서비스를 도입·운영하는 국내 기업과 플랫폼에도, 콘텐츠 책임과 사실 검증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직접적인 신호가 된다. 답변의 정확성을 담보하는 안전장치와 오류 정정 절차를 갖추지 못한 서비스는,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로 인한 법적 분쟁에 노출될 수 있다. 생성형 검색의 편의가 커지는 만큼 책임의 무게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 독일 판결이 다른 나라 법원의 판단에 어떤 선례로 작용할지에 따라, 글로벌 AI 검색 사업의 운영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