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방 조직이 몸집을 불리던 시기에 운좋게 입사해 지금껏 구급차를 타고 있는 사람입니다. 2020년에는 제게는 좀 과분한 ‘국가직 공무원’ 지위를 얻게 되었고요. 거기에 대해 제대로 감사인사도 전하지 못한 마당에 귀한 추천의 글까지 써주시니 참 민망할 따름입니다.
최선을 다해 생명을
저녁 시간 즈음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소방서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배달 기사는 통닭이 담긴 비닐봉지 몇 개를 사무실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말도 없이 자리를 뜨려 했다. “닭 시킨 사람 있어?” 누군가 말했고, 몇 초간 눈빛을 교환한 대원들은 곧 배달을 시킨 사람이 아무도 없단 걸 알아챘다.
소방서로 전화가 왔다.
“안녕하십니까. OO센터 소방O 백경입니다.”
“안녕하세요. 뭐 좀 여쭤보려고요.”
“네, 말씀하세요.”
“오전에 OO 상가 건물 앞에서 불났잖아요.”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거기 누가 담배꽁초를 던져 넣은 덕에 발생한 화재였다. 불은 소방차가 현장에 닿기도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이유>
가. 환자가 타고 있지 않아도 심정지, 뇌졸중, 호흡곤란 등등 급한 지령을 받고 지령 장소로 ’출동 중’인 경우
나. 실제로 한시가 급한 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이송 중’인 경우
다. 멀쩡하던 환자가 구급차 안에서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
라.
직원 사망 알림
뒷머리가 쭈뼛 솟는다. 딸깍. 문서를 클릭하고 죽은 직원의 이름을 확인한다. 잘 모르는 사람이다. 아마 같이 근무한 적이 없기 때문이겠지. 문서에는 질병이라던가 사고라던가 하는 사망원인이 명확하게 쓰여있지 않다. 근 10년을 소방서에서 일한 짬바로 미루어 짐작한다.
급성 위장관 출혈로 의식 혼미했던 환자. 병원 실려가는 와중에도 언제 봤는지 대원들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던 모양이다. 소방서 칭찬합시다 페이지에 글이 올라오고 며칠 뒤, 세 사람 이름 앞으로 센터에 도착한 피자 열 판.
이따금 이런 깜짝 선물을 받을 때면 감사하면서도 민망하다. 그게 배가
오늘 아침 출근길, 구급대 막내 팀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형님, 저 오늘 이삼십 분 늦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뭐야? 어제 팀 또 밤샜다는데.”
“출근길에 차 한대가 가드레일에 꽂혀 있어서요. 지금 구호조치는 했고 구급차 기다리는 중입니다.”
“너 이 새끼.“
”......“
”진짜 ㅈ라 멋있다.“
밥때를 놓쳐서 새로 생긴 빵집에 들렀다. 빵집은 후미진 골목에 있었다. 잠깐 구급차를 세워 놔도 덜 눈치가 보이겠구나 싶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젊은 사장님이 유난스럽게 우릴 맞았다. 너어무 고생이 많아요. 나도 어렸을 때 소방관이 꿈이었어요, 몸이 아파서 이루진 못했지만. 우리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