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스, 디지털 세계의 보라색 토끼는 무료했다.
그도 그럴게 디지털 세계는 한정되어 있었고, 모두가 그런 삶을 받아들인 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속 타인과의 상호작용도 늘 똑같은 레파토리였다. 마치 그들이 사람이 아닌 것처럼.
라가타는 자신이 어떤 짓을 하던 온화했고,
주블은 언제나 투덜대는 말투로 반응했으며,
킹거는 늘상 불안에 떨었으며,
갱글은 웃는 가면으로 헤실거리다 우는 가면을 쓰고 울었다.
케인과 버블은 뭐... 여기까지.
계속해서 똑같은 날들이 이어졌다. 바보 같지만 익숙해진 오프닝 송을 부르며 시작하는 같은 하루가.
그런데 오늘은 카프모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를 대신할 간판을 세우며 모두가 걱정의 말을 하나씩 던질 때, 못된 토끼는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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